행정법 인가와 설권적 처분: 차이와 주요 사례

행정법 인가와 설권적 처분: 차이와 주요 사례

행정법에서 사용되는 용어 중 "인가"와 "설권적 처분"은 혼동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개념입니다. 인가는 사인 간의 법률행위를 보충하여 효력을 완성시키는 행위로, 보충적 성격을 가집니다. 반면, 설권적 처분은 행정청이 법률상 요건을 갖춘 경우 특정 권한을 부여하여 새로운 법적 지위를 형성하는 행위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고, 주요 사례를 통해 설명하겠습니다.

인가의 정의와 사례

인가란 사인 간의 법률행위를 보충하여 그 효력을 완성시키는 행위입니다. 즉, 이미 존재하는 사적 법률행위에 대해 공적 승인이나 보충이 필요할 때 행정청이 이를 승인하여 효력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가는 기본적으로 보충적 성격을 가지며, 그 자체로 새로운 권리나 지위를 창출하지는 않습니다.

사례 1: 자동차정비조합 설립 인가

자동차정비조합 설립인가의 경우, 이는 자동차관리사업자들이 단체를 결성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완료하기 위한 행정청의 보충적 행위입니다. 즉, 사인들의 조합 설립 행위를 보충하여 그 효력을 완성시키는 인가에 해당합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인가가 보충적 성격을 가진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두635 판결).

사례 2: 관리처분계획 인가

도시정비법상의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수립한 계획이 행정청의 인가와 고시를 통해 확정되면 이해관계인에 대한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합니다. 행정청의 인가는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법률상의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행위로 봅니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5두51347 판결).

설권적 처분의 정의와 사례

설권적 처분이란 행정청이 법령에 근거하여 특정한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새로운 법적 지위를 형성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단순한 보충적 행위가 아닌, 새로운 권리나 지위를 창출하는 본질적 행위입니다.

사례 3: 조합설립인가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인가는 조합이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여 공법인으로서의 지위를 형성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단순히 사인들의 조합설립행위에 대한 보충행위가 아니라, 법령상 요건을 갖춘 경우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하는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집니다. 대법원은 이를 강학상 허가 또는 특허로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9다10638,10645 판결).

사례 4: 사업시행인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수립한 사업시행계획에 대한 인가도 마찬가지로 설권적 처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조합이 사업시행계획을 확정짓고, 법적으로 그 효력을 부여받아 행정주체로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하는 행위입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행위를 보충행위로 보았으나, 그 본질적 성격은 설권적 처분에 가깝습니다(대법원 2008. 1. 10. 선고 2007두16691 판결).

인가와 설권적 처분의 구분

인가와 설권적 처분의 구분은 그 법적 성격과 기능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가는 사적 법률행위를 보충하여 효력을 완성시키는 보충적 행위로, 주로 사인 간의 행위를 승인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반면, 설권적 처분은 행정청이 법률상 요건을 갖춘 경우 특정 권한을 부여하여 새로운 법적 지위를 창출하는 본질적 행위입니다.

따라서, 인가는 기본행위의 보충적 성격을 가지며,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경우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설권적 처분은 행정청의 본질적 행위로서 새로운 권리나 지위를 형성하며, 그 자체가 법적 효력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행정법에서 인가와 설권적 처분은 각각 보충적 행위와 본질적 행위로 구분됩니다. 자동차정비조합 설립인가와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보충적 행위로서 인가의 성격을 가지며, 조합설립인가는 새로운 법적 지위를 형성하는 설권적 처분의 성격을 가집니다. 이를 통해 행정청의 역할과 법적 성격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으며, 각각의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법적 적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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