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월세 시장에서 가장 많은 분쟁을 낳는 주제 중 하나가 바로 '임대인의 실거주' 문제입니다. 특히, 질문자님처럼 2년 만기를 앞두고 "사정이 안 좋다, 내가 직접 들어가 살다가 집을 팔겠다"는 임대인의 말을 믿고 협조해 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세입자에게 월세를 준 황당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분이 나쁘다'의 문제를 넘어,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인 '계약갱신청구권'을 기망행위로 침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명백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 위반 사안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임대인의 '거짓 실거주' 통보로 인해 피해를 본 임차인이 ① 어떻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지, ② 법적으로 얼마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A부터 Z까지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 1. 이것은 명백한 '주임법' 위반일까요? (핵심: 계약갱신청구권)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계약갱신청구권'부터 알아야 합니다. 2020년 7월 31일 이후, 세입자는 1회에 한해 2년의 계약 연장을 요구할 권리(2+2년)를 갖습니다.
임대인은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 없이는 이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정당한 사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임대인(본인 또는 직계존속/비속)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임대인이 "내가 실거주하겠다"라고 통보하여 임차인이 갱신 요구를 포기하거나 이사를 나갔는데,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지 않고 '정당한 사유 없이'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해당 주택을 임대했다면?
➡️ 이는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 행위이며, 임대인은 이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 제6항)
질문자님의 경우, '실거주 후 매매'라는 말을 믿고 협조해 주셨습니다. 만약 질문자님이 계약 갱신 의사가 있었음에도 임대인의 이러한 통보로 인해 이사를 결정했다면, 이는 '갱신거절'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지 않고 한 달 만에 '월세(재임대)'를 주었다면, 손해배상 청구 요건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2. 임대인의 거짓말, 어떻게 증명하나요? (전입세대열람 / 확정일자 조회)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입니다. "월세를 준 것 같다"는 심증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질문자님이 궁금해하신 두 가지 확인 방법, 모두 가능합니다.
네, 전 임차인도 '주민센터'에서 조회가 가능합니다.
주임법은 임대인의 '거짓 실거주'로 인해 갱신이 거절된 전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주택의 임대차 정보를 열람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 ✅ 방법 1: '전입세대열람' 확인
- 준비물: 본인 신분증, 만료된 임대차 계약서 원본 (매우 중요)
- 방문처: 해당 주택 소재지의 관할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 확인 내용: 해당 주소지에 새로운 세대가 전입신고를 했는지, 했다면 그 전입일자가 언제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임대인이 아닌 전혀 다른 제3자가 전입되어 있다면 '재임대'의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 ✅ 방법 2: '확정일자 정보' 열람
- 준비물/방문처: 위와 동일합니다. (신분증, 구 임대차 계약서)
- 확인 내용: 계약갱신이 거절된 이후, 해당 주택에 새로운 '확정일자'가 부여된 내역이 있는지 요청할 수 있습니다.
- 정보 범위: 새로운 임대차 계약의 임대차 기간, 차임 및 보증금 등 (단, 임대인/임차인의 성명 등 개인정보는 제외)
- 만약 새로운 확정일자 내역이 존재한다면, 이는 임대인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는 100% 증거가 됩니다.
이 두 가지 서류(전입세대열람 내역서, 확정일자 부여 현황)는 향후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임대인의 불법 행위를 입증할 가장 핵심적인 증거가 됩니다.
💰 3. 손해배상액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가장 큰 금액으로 청구!)
법은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3가지 기준으로 정해두고, 이 3가지 중 '가장 큰 금액'을 임대인이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주임법 제6조의3 제6항)
[손해배상액 계산 기준 (1, 2, 3 중 Max 값)]
- 1️⃣ (기준 1) 갱신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의 3개월분
- 환산월차임 = 월세 + (보증금 × 연 5.5% ÷ 12) (※주: 법정 이율은 변동 가능, 현재 기준 적용)
- 예시: 전세 5억에 살았다면?
- (5억 × 0.055) ÷ 12 = 약 229만 원 (이것이 환산월차임)
- 배상액 = 약 229만 원 × 3개월 = 687만 원
- 2️⃣ (기준 2)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받아낸 2년 치 환산월차임 차액
- 배상액 = [ (새로운 임대료의 2년 치 환산액) - (기존 임대료의 2년 치 환산액) ]
- 예시: 내가 살던 전세 5억 집을, 임대인이 보증금 1억 / 월세 200만 원에 새로 임대했다면?
- 새 임대료 (환산): 월 200만 + (1억 × 0.055 ÷ 12) = 약 245.8만 원
- 기존 임대료 (환산): 약 229만 원
- 월 차액: 245.8만 - 229만 = 16.8만 원
- 배상액 = 16.8만 원 × 24개월 = 403.2만 원
- 3️⃣ (기준 3) 갱신 거절로 인해 임차인이 '실제로 입은 손해액'
- 이사를 가면서 '실제로' 지출한 손해입니다.
- 포함 항목: 새로운 집을 구하며 지불한 중개보수(복비), 이사비용(포장이사 등), 대출 이자 증가분, 새로운 집의 월세 증가분 등
- 예시: 이사비 300만 원 + 새집 복비 250만 원 + (새 전셋집(6억)으로 이사하며 늘어난 1억에 대한 2년 치 대출 이자 1,000만 원) = 총 1,550만 원
- 특징: 이 항목이 가장 큰 금액이 될 확률이 높지만, '인과관계'를 임차인이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질문자님의 경우, 위 3가지를 모두 계산해 보시고 가장 큰 금액을 특정하여 청구할 수 있습니다.
🧑⚖️ 4. 변호사 비용과 소송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만약 주민센터에서 증거(전입세대열람, 확정일자 내역)를 확보했다면, 임대인의 불법행위가 명확하므로 승소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1. (권장) 내용증명 발송
- 소송 전에, '내가 이러이러한 증거를 확보했다. 법적 기준(위 3가지 중 Max)에 따라 OOO만 원을 배상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변호사나 법무사 명의로 발송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 단계에서 임대인이 압박을 느껴 합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2. 손해배상 청구 소송
- 변호사 비용: 이는 정해진 금액이 없습니다. 변호사 사무실마다, 사건의 난이도마다 다릅니다. 보통 '착수금' (150만~500만 원 선) + '성공보수' (승소 금액의 10~20%)로 구성됩니다.
- 소액사건심판: 만약 청구 금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심판'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반 민사소송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하게 진행되며, 비용도 적게 듭니다. '나 홀로 소송'도 가능하지만, 법률 용어나 절차가 낯설다면 법무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승소 시: 소송에서 이기면, 변호사 보수 등 '소송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대방(임대인)에게 청구하여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 3. (참고) 대한법률구조공단
- 일정 소득 기준 이하인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 상담 및 소송 대리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꼭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임대인이 "잠깐 살다가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월세 줬다"고 하면 어떡하나요?
A. 법에서는 임대인이 실거주를 못하게 된 '정당한 사유'를 매우 엄격하게 봅니다. (예: 갑작스러운 해외 발령, 질병 치료 등). 단순히 "변심"이나 "더 비싼 월세를 받기 위해" 등은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를 스스로 입증해야 하며, 못한다면 배상해야 합니다.
Q2. 저는 계약 갱신을 명시적으로 요구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가능한가요?
A. 이것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법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침해했을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만약 임대인의 "실거주하겠다"는 말을 듣고 '갱신을 포기'한 것이라면, 이는 임대인의 기망행위로 인한 권리 침해로 볼 수 있습니다. "만기 3개월 전"이라는 시점은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명백한 기간(만기 6~2개월 전)이므로, 갱신 의사가 있었음을 증명(문자, 통화녹음 등)한다면 청구가 가능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 부분은 법률 전문가의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Q3. '실거주 후 매매'라고 했는데, 진짜로 매매(판매)를 해버렸으면요?
A. 이 경우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고 '2년 이내에 제3자에게 임대'하는 행위입니다.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든 안 하든, 제3자에게 '매매'를 한 것은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단,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이 있는 집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이상 매매가 어렵기 때문에, 임대인이 '실거주'를 핑계로 임차인을 내보내고 집을 비워둔 채 편하게 매매했을 수는 있습니다. 질문자님은 '월세' 정황을 보셨기에 해당 사항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임대인의 사정을 봐주고 좋게 협조해 주셨는데, 한 달 만에 돌아온 배신감에 얼마나 어이가 없고 화가 나실지 깊이 공감합니다.
가장 먼저 하실 일은 신분증과 만료된 계약서를 들고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전입세대열람'과 '확정일자 정보'를 발급받는 것입니다.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뒤,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여 내용증명 발송부터 차근차근 대응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법은 선량한 임차인의 권리를 분명히 보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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