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최근 아파트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해 1월 매수를 고민하던 강남구의 한 아파트 값이 16억 원에서 22억 원으로 1년 반 사이 6억 원이나 뛰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강남권 아파트 값 오름폭이 비강남권보다 너무 커 앞으로 갈아타기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강남 3구와 비강남권 아파트 값 격차 확대
지난달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비강남 3구의 아파트 값 격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금리 하락과 종합부동산세 완화 기대감에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증가하며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3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는 6793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그 외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3236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격차는 3557만 원으로, 이는 집계가 시작된 2000년 1월 이후 가장 큽니다. 강남 3구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22년 6929만 원에서 거래 빙하기였던 지난해 6656만 원으로 하락한 뒤 올해 상반기 6781만 원으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반면 비강남권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3254만 원에서 올해 3232만 원으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주택 정책 변화와 매수 심리
지난해의 경우 9억 원 이하 주택을 매수할 때 저리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시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비강남권으로 수요가 쏠렸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정책대출인 신생아특례대출이 출산 가구에 국한되는 데다 금리 인하와 종부세 폐지 등의 기대감에 향후 더 큰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강남권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1로 2018년 4월(5.1) 이후 약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평균 집값을 하위 20%의 평균 집값으로 나눈 수치로 집값 양극화 정도를 보여줍니다. 청약 시장에서도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 3구와 비강남권은 다른 성적표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강남 3구에서 분양한 단지는 ‘메이플자이’로 1순위 평균 경쟁률이 442.3대 1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비강남권에서 분양한 총 10개 단지는 68.7대 1에 그쳤습니다.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상승 및 하락 요인
송파구는 올 상반기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 중 하나로,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17억 9103만 원에서 18억 6464만 원으로 7361만 원 상승했습니다. 반면, 강북구는 같은 기간 7억 3598만 원에서 7억 9만 원으로 3589만 원 하락했습니다. 중위 매매가격으로 봐도 금천구는 지난해 5월 5억 5700만 원에서 올해 5월 5억 5500만 원으로 하락한 반면, 강남구는 19억 9150만 원에서 20억 8800만 원으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강북 지역도 아파트 값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강남 3구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미미합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서울 동북권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17%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동남권은 0.23% 올랐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최근 강북권의 아파트 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매수세가 주요 단지에 그치고 절대 매매가가 낮은 소형 평수 위주로 매물이 나오며 평균 매매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파트 값 양극화 현상의 심화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강북(39%)과 노원(38%), 도봉구(44%) 아파트 전체 거래 중 하락 거래 비중은 40%대로, 서울 평균(21%)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반면 강남 3구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말 24억 6000만 원에 최고가를 기록한 지 약 6개월 만인 지난달 20일 24억 9000만 원에 신고가를 썼습니다.
아파트 값 양극화 현상은 강북 지역 내에서도 심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노도강(노원·도봉·강북)’입니다. 지난달 마용성 지역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453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0.7% 올랐습니다. 반면 노도강 아파트는 2346만 원에서 2298만 원으로 약 2% 떨어졌습니다. 이에 두 지역 3.3㎡당 아파트 값 격차는 지난달 2236만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5월 15억 원까지 매매가가 떨어진 뒤 지난달 18억 9000만 원에 팔리며 1년 새 약 20%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도봉구 ‘도봉한신’ 전용 84㎡는 실거래 평균 가격이 5억 3000만 원에서 5억 4500만 원으로 약 3%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마용성’과 강남 3구 아파트 값 격차는 수년째 2200만 원 안팎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급지로의 수요 이동과 향후 전망
부동산 전문가는 “2019~2021년 30대 수요자들이 노도강, 금관구(금천·관악·구로)를 택했다면 급락기를 거치며 ‘중급지’를 선택하고 있는 게 특징”이라며 “대표적인 곳이 성동구·광진구로 인근 지역의 아파트 값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부동산 업계는 갈수록 서울의 아파트 값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먼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여파에 착공 실적이 줄면서 신축 공급이 많은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 실적은 총 3만 7793가구로 전년 동기(4만 6128가구)보다 18% 감소했습니다. 재건축 투자 수요도 조합원들이 공사비 상승에 따른 높은 분담금을 부담할 수 있는 강남 3구로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정비 업계는 앞으로 재건축 추진 단지 조합원들의 평균 분담금이 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추진하는 것도 강남 3구의 심리적 진입 문턱을 낮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양극화 현상이 ‘집값 거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윤 위원은 “반포가 평당 1억 원을 넘기면서 인근 잠원·방배 등도 이 수준을 따라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심리가 생겨나는 것과 같은 구조”라며 “양극화가 극명해질수록 아파트 값에 거품이 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론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 강남 3구와 비강남권 간의 가격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강남 3구는 금리 인하와 종부세 완화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으며, 비강남권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투자자들과 주택 구매자들은 시장 동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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